신학 사전

위격

Person (hypostasis)

위격은 삼위일체 안에서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 각각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세 위격은 한 하나님의 본질을 온전히 함께 지니시면서도 서로의 관계 안에서 참으로 구별되십니다. 그리스도께서 한 위격 안에 신성과 인성을 지니신다고 할 때도 이 말을 씁니다.

하나님 안의 ‘누구’

삼위일체를 고백할 때 교회는 하나님이 본질로는 한 분이시고 위격으로는 세 분이시라고 말합니다. 본질이 하나님이 ‘무엇’이신지를 말한다면, 위격은 그 한 하나님 안의 ‘누구’를 말합니다.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은 하나님의 세 부분이 아닙니다. 각 위격이 하나님의 본질 전체를 지니신 온전한 하나님이십니다.

성경은 세 분을 서로 마주하시는 분으로 보여 줍니다. 아들은 아버지께 기도하시고, 아버지는 아들을 사랑하시며, 아들이 아버지께 구하시면 아버지는 "내가 아버지께 구할 터인즉 그분께서 다른 위로자를 너희에게 주사 그분께서 영원토록 너희와 함께 거하게 하시리니"를 주십니다 (요 14:16). 이 관계는 세상이 생긴 뒤에 시작된 것이 아닙니다.

오 아버지여, 세상이 있기 전에 내가 아버지와 함께 가졌던 그 영광으로 이제 아버지와 함께 나를 영화롭게 하옵소서.

요 17:5

그러면 세 위격은 무엇으로 구별될까요? 능력이나 영광이나 거룩함으로는 아닙니다. 교회는 서로의 관계로 답했습니다. 아버지는 누구에게서도 나지 않으셨고, 아들은 아버지에게서 영원히 나셨으며, 성령은 영원히 나오십니다. 웨스트민스터 소요리문답은 이렇게 고백합니다.

하나님 안에는 세 위격이 계십니다. 곧 성부와 성자와 성령이십니다. 이 세 위격은 한 하나님이시며, 본질이 같으시고 능력과 영광이 동등하십니다.

웨스트민스터 소요리문답 6문

말이 다듬어진 길

‘위격’은 헬라어 휘포스타시스(ὑπόστασις)를 옮긴 말입니다. 신약에서 이 말은 실체나 확신을 뜻했습니다. 히브리서는 아들을 하나님의 "하나님의 영광의 광채시요 그분 자체의 정확한 형상이시며 자신의 권능의 말씀으로 모든 것을 떠받치시는 이 아들께서는 친히 우리의 죄들을 정결하게 하신 뒤에 높은 곳에 계신 존엄하신 분의 오른편에 앉으셨느니라."이라 부르는데 (히 1:3), ‘본체’로 옮긴 말이 바로 휘포스타시스입니다. 이 말은 처음부터 위격이라는 뜻을 지닌 것이 아니라, 교회가 하나님에 대해 바르게 말하려고 다듬어 쓴 말입니다.

3세기 초 테르툴리아누스는 라틴어 ‘페르소나’(persona)를 써서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을 한 본질의 세 위격이라 불렀습니다 테르툴리아누스, 프락세아스 반박. 그런데 이에 가까운 헬라어 ‘프로소폰’은 얼굴이나 배역이라는 뜻도 있어, 한 분이 가면을 바꿔 쓰신다는 양태론으로 들릴 염려가 있었습니다. 4세기 카파도키아 교부들은 거의 같은 뜻으로 쓰이던 ‘우시아’와 ‘휘포스타시스’를 나누어, 하나님은 한 우시아에 세 휘포스타시스로 계신다고 정리했습니다. 아우구스티누스는 ‘세 위격’이라는 말도 하나님을 다 담아내지 못하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을 수는 없기에 쓰는 말이라고 고백했습니다 아우구스티누스, 삼위일체론.

같은 말은 그리스도를 고백할 때도 쓰입니다. 451년 칼케돈 공의회는 그리스도의 신성과 인성이 섞이지도 나뉘지도 않고 "한 위격과 한 자립체 안에서 함께 이루어지니"라고 고백했습니다 칼케돈 신앙정의. 여기서 ‘위격’과 ‘자립체’는 헬라어 ‘프로소폰’과 ‘휘포스타시스’를 옮긴 말입니다. 영원하신 아들, 곧 한 위격이 사람의 본성을 취하신 이 연합을 위격적 연합이라 부릅니다.

조심해서 써야 하는 말

오늘 ‘인격’이나 ‘사람’이라고 하면 저마다 따로 생각하고 결정하는 독립된 개인을 떠올리기 쉽습니다. 그런 개인이 셋이라면 세 신이 되고 말 것입니다. 교회가 세 위격을 말할 때 그런 뜻으로 말한 적은 없습니다. 20세기의 카를 바르트는 이 오해를 피하려고 위격 대신 하나님의 세 ‘존재 방식’이라는 말을 즐겨 썼고 카를 바르트, 교회 교의학, 비판자들은 그 말이 양태론처럼 들릴 수 있다고 염려했습니다. 반대로 세 위격의 사랑과 사귐을 힘주어 말하는 신학자들도 있는데, 그 비판자들은 세 신처럼 들리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어느 쪽이든 고백은 같습니다. 하나님은 한 분이시고,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은 참으로 구별되시는 세 위격이십니다. 교리 과정의 삼위일체 과도 읽어 보십시오.

출처

  1. 테르툴리아누스, 프락세아스 반박
  2. 아우구스티누스, 삼위일체론
  3. 카를 바르트, 교회 교의학 1932–1967

성경 인용: 개역한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