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 어떤 책이 성경인가
정경은 교회가 하나님의 말씀으로 받아 믿음의 기준으로 삼는 책들의 목록입니다. 교회는 예수께서 받으신 구약과 사도들의 글을 오랜 사용과 분별 속에서 성경으로 알아보았고, 가톨릭 교회와 정교회와 개신교회는 같은 신약 27권을 받지만 구약의 몇몇 책에 대해서는 견해가 다릅니다.
정경, 곧 믿음의 자
지난 과에서는 성경이 하나님이 숨을 내쉬신 말씀이라는 것을 보았습니다. 성경을 펴면 맨 앞에 목차가 있습니다. 개신교 성경에는 창세기부터 요한계시록까지 66권이 실려 있습니다. 그런데 이 목록은 누가, 어떻게 정했을까요? 어떤 책은 들어가고 어떤 책은 빠진 까닭은 무엇일까요?
성경에 속한 책들의 목록을 정경이라고 부릅니다. 이 말은 헬라어 에서 왔는데, 본래 길이를 재는 곧은 막대나 자를 가리켰습니다. 바울은 이 말을 기준이라는 뜻으로 써서 "이 규칙에 따라 걷는 자들에게 또 하나님의 이스라엘에게 평강과 긍휼이 있기를 원하노라." 평강을 빕니다 (갈 6:16). 2세기의 이레나이우스는 교회가 사도들에게서 받은 믿음의 요약을 ‘진리의 규범’이라고 불렀고, 4세기에 이르러 이 말은 교회가 성경으로 받은 책들의 목록을 가리키게 되었습니다. 정경은 교회가 자기 믿음을 재어 보는 자입니다.
예수와 사도들이 받은 성경
예수께서는 이미 성경을 가지고 계셨습니다. 부활하신 뒤 제자들에게 하신 말씀에 그 윤곽이 드러납니다.
또 그분께서 그들에게 이르시되, 내가 여전히 너희와 함께 있었을 때에 너희에게 말한 말들 곧 모세의 율법과 대언자들의 글과 시편에 나에 관하여 기록된 모든 것이 반드시 성취되어야 하리라 한 말들이 이것들이라, 하시고
눅 24:44
율법과 선지자와 시편은 유대인의 성경을 이루는 세 부분, 곧 율법서와 선지서와 성문서를 가리킨다고 보는 이가 많습니다. 예수께서는 또 땅 위에서 흘린 의로운 피를 말씀하시며 "그리하여 의로운 아벨의 피로부터 성전과 제단 사이에서 너희가 죽인 바라갸의 아들 사가랴의 피까지 땅 위에서 흘린 모든 의로운 피가 너희에게 돌아가리라."라고 하셨습니다 (마 23:35).
아벨은 창세기에 나오고, 성전 뜰에서 돌에 맞아 죽은 제사장 여호야다의 아들 스가랴는 역대하에 나옵니다 (대하 24:20-21). 개역한글은 같은 이름을 여기서는 스가랴로 적습니다. 후대 유대교의 배열에서 역대기는 흔히 맨 끝에 놓이므로, 많은 해석자는 이 말씀이 성경의 처음부터 끝까지의 순교자를 아우른다고 봅니다. 다만 이 사가랴가 누구인지는 고대부터 논의가 있었고 히에로니무스도 여러 견해를 살폈으며 (히에로니무스), 그 시대에 이미 배열이 정해져 있었는지도 확실하지 않습니다.
바울은 유대인이 "모든 면에서 많으니 주된 이유는 그들에게 하나님의 말씀들이 맡겨졌다는 것이라."을 그들의 큰 특권으로 꼽습니다 (롬 3:2). 그리고 사도들의 글도 일찍부터 그 성경과 나란히 읽히기 시작했습니다.
성경 기록이 이르기를, 너는 곡식을 밟는 소의 입에 마개를 씌우지 말라, 하고 또, 일꾼이 자기 품삯을 받는 것이 합당하니라, 하느니라.
딤전 5:18
첫째 인용은 신명기 25:4이고, 둘째는 누가복음 10:7에 거의 그대로 나오는 주님의 말씀입니다. 많은 해석자는 여기서 주님의 말씀이 구약과 함께 성경으로 인용된다고 봅니다. 베드로후서는 바울의 편지를 억지로 푸는 이들이 "또 그의 모든 서신에서도 이것들에 관해 그 안에서 말하였으되 그 안에 깨닫기 어려운 것이 더러 있으므로 배우지 못하여 불안정한 자들이 다른 성경 기록들과 같이 그것들도 왜곡하다가 스스로 파멸에 이르느니라." 억지로 푼다고 말하여 (벧후 3:16), 바울의 편지를 성경의 자리에 놓습니다. 매튜 헨리는 이 구절에서, 사람들이 왜곡한다고 해서 그것이 "바울의 서신들이나 성경의 다른 어떤 부분을 치워 두어야 할 이유가 아닙니다"라고 말합니다 매튜 헨리.
교회가 신약을 알아본 길
신약의 목록은 어느 날 한 회의에서 정해진 것이 아닙니다. 교회들은 사도들의 글을 예배 때 읽고 서로 돌려 보며 (골 4:16), 여러 세대에 걸쳐 어떤 책에 사도들의 증언이 담겨 있는지 분별했습니다. 그 분별에는 대체로 다음과 같은 물음이 쓰였습니다.
| 기준 | 교회가 물은 것 |
|---|---|
| 사도성 | 사도에게서, 또는 사도 곁에 있던 이에게서 나왔는가 |
| 보편성 | 한 지역만이 아니라 여러 곳의 교회가 받아 읽어 왔는가 |
| 정통성 | 교회가 처음부터 받은 믿음의 규범과 맞는가 |
이 과정의 자취가 고대 문헌에 남아 있습니다. 흔히 2세기 말의 것으로 보는(4세기로 보는 학자도 있는) 무라토리 단편은 신약 책들의 이른 목록인데, 헤르마스의 『목자』는 사도들의 시대 뒤에 쓰였으므로 개인적으로 읽을 수는 있어도 교회에서 공적으로 읽어서는 안 된다고 말합니다 무라토리 단편. 325년경 에우세비우스는 책들을 널리 인정받는 책과 논란이 있는 책으로 나누고, 야고보서, 유다서, 베드로후서, 요한이서와 삼서를 많은 이가 알지만 논란이 있는 책으로 분류했습니다 에우세비우스, 교회사 3.25. 367년 알렉산드리아의 감독 아타나시우스는 부활절 서신에서 오늘의 신약 27권을 열거하고 이 책들을 ‘구원의 샘’이라고 불렀습니다 아타나시우스, 제39 부활절 서신. 397년 카르타고 회의도 아프리카 교회들을 위해 같은 신약 목록을 확인했습니다 카르타고 공의회.
서로 다른 구약, 함께 받는 신약
구약의 범위에서는 교회들이 지금도 다릅니다. 논의되는 책은 토빗기, 유딧기, 지혜서, 집회서, 바룩서, 마카베오기 상·하권, 그리고 에스더서와 다니엘서의 추가 부분입니다.
가톨릭 교회와 정교회는 이 책들을 구약 성경으로 받습니다. 그 근거로 이 책들이 초대 교회가 널리 쓰던 헬라어 구약(70인역)에 들어 있었다는 점, 많은 교부가 이 책들을 성경으로 인용했다는 점, 카르타고 회의 같은 고대 교회의 목록에도 들어 있다는 점을 듭니다. 가톨릭 교회는 이 책들을 ‘제2경전’이라 부르고, 1546년 트리엔트 공의회에서 정경으로 확정했습니다 트리엔트 공의회, 정경에 관한 교령. 정교회는 70인역을 따라 몇 권을 더 받으며, 이 책들의 지위를 설명하는 방식은 정교회 안에서도 조금씩 다릅니다.
개신교회는 예수와 사도들이 받으신 구약이 유대인이 맡았던 히브리 성경이었다고 보고, 이를 구약으로 받아 39권으로 세며, 그 밖의 책들을 ‘외경’이라 부릅니다. 성공회의 39개 신조 6조는 히에로니무스의 말을 들어, 교회가 이 책들을 삶의 본보기와 행실의 가르침을 위해 읽지만 교리를 세우는 데는 쓰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39개 신조 6조. 루터의 독일어 성경도 이 책들을 성경과 같지는 않으나 읽기에 유익한 책으로 여겨 신구약 사이에 따로 모아 실었습니다 루터, 외경 서문. 반면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은 이 책들을 다른 사람의 글 이상으로 쓰지 말라고 하여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 1장, 개신교 안에서도 쓰임에 차이가 있습니다.
교회가 어떤 권위로 정경을 받았는지에도 강조점의 차이가 있습니다. 개신교는 흔히 교회가 하나님이 주신 정경을 ‘알아보았다’고 말합니다. 성경의 권위는 교회의 증언이 아니라 그 저자이신 하나님께 있다는 것이고, 개신교 신학자들은 이를 목자의 음성을 알아듣는 양에 빗대기도 합니다 (요 10:27). 가톨릭 교회와 정교회도 교회가 정경을 지어냈다고 보지 않지만, 성령의 인도를 받는 교회가 정경을 분별하고 권위 있게 정할 권한도 받았다고 가르칩니다. 성경과 그것을 받아 전한 교회는 떼어 놓을 수 없다는 것입니다.
이런 차이가 있어도 가톨릭 교회와 정교회와 개신교회는 모두 같은 신약 27권을 받습니다. 우리 손의 성경은 여러 세대의 교회가 기도하며 읽고 지켜 온 선물이고, 정경을 배우는 목적은 목록을 외우는 데 있지 않고 이 책들을 하나님의 말씀으로 받아 읽는 데 있습니다. 성경이 만들어진 과정은 성경은 어떻게 만들어졌는가?에서, 정경에 들지 않은 복음서들은 성경에 들지 않은 복음서는 무엇인가?에서 더 다룹니다.
연습
- 연습 1 / 8
‘정경’으로 옮기는 헬라어 카논은 본래 무엇을 가리키는 말입니까?
- 연습 2 / 8
누가복음 24:44에서 예수께서 자기를 가리켜 기록되었다고 하신 세 부분은 무엇입니까?
- 연습 3 / 8
디모데전서 5:18이 성경의 말씀으로 함께 인용하는 두 말씀은 무엇입니까?
- 연습 4 / 8
고대 교회가 신약의 책을 알아볼 때 물은 기준이 아닌 것은 무엇입니까?
- 연습 5 / 8
오늘의 신약 27권을 하나도 더하거나 빼지 않고 열거한 목록 가운데 남아 있는 가장 이른 것은 무엇입니까?
- 연습 6 / 8
토빗기, 지혜서, 집회서, 마카베오기 같은 책을 구약 성경으로 받는 교회는 어디입니까?
- 연습 7 / 8
성공회의 39개 신조 6조는 외경을 어떻게 다룹니까?
- 연습 8 / 8
교회가 하나님이 주신 정경을 ‘알아보았다’고 흔히 말하는 전통과, 교회가 정경을 권위 있게 정할 권한도 받았다고 가르치는 전통을 바르게 짝지은 것은 무엇입니까?
출처
- 초대 교회, 무라토리 단편 — 대개 2세기 말로 보는(4세기로 보는 학자도 있는) 신약 책들의 초기 목록.
- 에우세비우스, 교회사 3.25 — 325년경. 신약의 책들을 널리 받아들여진 책과 논란이 있던 책으로 나누어 전한다.
- 아타나시우스, 제39 부활절 서신 367 — 오늘의 신약 27권을 정경으로 열거한 가장 이른 목록.
- 카르타고 공의회, 성경 목록 397 — 아프리카 교회들을 위해 성경의 책들을 열거했다(제2정경을 포함한다).
- 트리엔트 공의회, 정경에 관한 교령 1546 — 제2정경을 포함한 구약과 신약의 목록을 가톨릭 교회의 정경으로 확정했다.
- 잉글랜드 교회, 39개 신조 1571 — 성공회의 신조. 하나님과 성경, 구원, 교회와 성례에 대한 잉글랜드 교회의 가르침을 39개 조항으로 정리했다.
- 마르틴 루터, 외경 서문 1534 — 독일어 성경에서 외경을 구약과 신약 사이에 따로 두고 ‘성경과 같지는 않으나 읽기에 유익하고 좋은 책’이라고 소개했다.
- 웨스트민스터 총회,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 1646 — 장로교회의 신앙고백. 성경, 하나님과 작정, 언약, 구원, 교회와 성례, 종말을 33장에 걸쳐 고백한다. 읽기
성경과 교회의 신경, 교부와 고전 주석을 바탕으로 한 강의입니다. 공교회의 신경(사도신경, 니케아 신경, 칼케돈 신앙정의)을 기준으로 삼았고, 그리스도인 사이에 견해가 갈리는 문제는 여러 견해를 함께 소개합니다. 성경 인용: 개역한글.